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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20% 수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 법인택시 기사들
관리자 2020-04-07 04:04:01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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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20% 수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 법인택시 기사들

긴급생계지원자금 사각지대에 놓인 법인택시 업계와 기사에 대한 대구시 지원책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5일 전국택시산업노조 대구본부(이하 택시노조)에 따르면 지난 2월 29일기준 대구시내 법인택시 회사는 89개, 면허대수는 6천16개. 하지만 이들 차량 중 하루 10시간 이상 운행대수는 고작 1천38대였다. 단순계산으로는 회사당 보유한 67.6대 택시 중 11.7대 꼴로 운행하고 있고 6부제로 인해 번갈아가며 운행되지 않는 차량을 감안하더라도 가동률은 20% 수준이다.

이들 회사에 속한 가동 차량들이 지난달 1~15일 하루종일 시내를 누빈 거리는 평균 181㎞ 정도 됐는데 이 중 승객을 태우고 가는 거리는 70㎞에 불과했다. 시간상으로 보면 회사별 평균운행 시간은 최소 7시간 최대 12시간 가량 됐지만, 승객을 태우고 다니는 시간은 고작 평균 2시간 48분이었다. 시간 실차율은 29%, 거리실차율은 38%정도 되는 셈인데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엔 각각 50%는 넘었다.

이런 탓에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로 가장 상황이 열악해진 업계가 바로 택시업계다"라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한 종사자는 "법인 택시 기사는 이런 저런 일을 다 해보고 '마지막 직업'으로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마지막으로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사람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회사들은 각자 자동차보험료·차 할부금·4대 보험료·차고지 임대료·기타 내부 인건비 등 달마다 나가는 고정비용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저런 비용을 합하면 회사당 월 몇천만원씩 된다는 게 택시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대구의 법인택시 회사는 대부분 보유 차량이 50대 미만인 작은 회사들인 탓에, 대형 회사처럼 당분간 버틸만한 재간이 없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조합 전무는 "운송수익금이 들어오지 않아 고정비용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는데, 대구시 신용보증재단에 대출하려 하면 법인 택시는 법인 등급이 낮다며 대출도 안 된다"며 "이대로라면 연쇄도산은 당장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직원을 돌볼 겨를이 없는 탓에 소속 택시 기사 대부분은 현재 무급휴직 중이다. 한정목 택시기사(53)는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사람인데 말도 못하게 힘들다. 14시간 일해도 고작 3~4시간 손님이 탄다"라며 "손님이 없으니 동료 기사들은 그만두는 사람도 있고, 한달에 5~10일 일하는 사람도 태반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시름이 점점 깊어만 가는 상황이지만 대구시의 택시업계와 기사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택시노조는 지난 2월부터 관계 기관에 택시근로자의 열악한 근로여건 개선과 재정적 지원을 요청해왔다. 특히나 지난달 20일 대구시에 보낸 생계지원요청서에는 "택시근로자들은 수입금이 급감해 생계가 위협받고 가정이 파탄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법인택시 근로자들에게 월 150만원씩 3개월간 긴급생계지원이 절실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지난 26일 시의회에서 통과된 대구시 1차 추경에서는 택시업계와 기사에 대한 내용을 전혀 찾을 수 없었고 곧 편성될 2차 추경에서도 택시회사 경영손실분 보전 등 대책이 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충남도가 5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택시업계 운수 종사자에게 생활안정자금 1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법인택시 회사는 형식적으로는 '중소기업'인 탓에 소상공인 지원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인택시기사는 개인사업자니까 소상공인 대출 등이 가능하지만 법인택시 회사는 실질적으로는 소상공인보다 못한 상황임에도 그런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며 "상황이 그나마 나은 개인택시기사가 법인택시기사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게될 때는 어떤 반발이 일어날지 예상하지 못하겠다"고 입 모았다.

전 시민을 대상으로 신청받고 있는 대구시 긴급생계자금에서 법인택시 기사들은 직장가입자 조건이 충족되면 지원받을 수 있다지만 이마저도 사각지대가 많다. 택시노조가 파악하고 있는 법인 택시 기사들 중 신용불량자는 40% 정도 된다. 또 거주지 없이 회사나 차에서 숙식하는 등 1인 가구가 많고 본인이 세대주가 아니라 동거인인 경우도 30% 이상돼 긴급생계자금 요건에 해당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김기웅 전국택시노조 대구본부 조직정책국장은 "같은 공공운송수단인 버스나 도시철도는 대중교통이라는 명목 하에 재정지원금 등으로 적자보전이라도 되지만 택시는그렇지 않다"라며 "대구시장이 '택시기사가 당장 먹고 살 길이 없다'고 말했으면서 정작 지원책은 없다. 위기에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취약계층 노동자를 굽어 살펴야지 지금은 너무 근시안적인 대책만 내놨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은 택시업종에 대한 대책이 발표된 것도, 도입할 예정도 없다"며 "예산 책정 부서에 지속적인 요구는 해왔지만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각지대를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전혀 없을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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